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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작성자 관리자

아주 먼 날의 이야기라서 정말 그랬을까 하는 의아심부터 앞서는 이야기다. 정읍(井邑)에 청댕이란 고을이 있었는데 가구 수는 얼마 되지 않으나 부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마을이었다.
사람들은 순박하고 인심도 좋은 마을….
이 마을에 술주정뱅이가 한 사람 살았다.
날만 새면 하루종일 술집에서 살다시피 하는 사람이었다.
술을 어떻게 좋아하던지 술독 속에 들어가 있으면 좋겠다고 자주 말하는 사람이었다니 술에 미친 그의 실력을 짐작할 수 있다.
하루는 술을 취하도록 먹고 산 중턱을 내려오고 있었다.
과음이 되어 몸을 가눌 수가 없었으니 산길에 누워 잠이 들고 말았다.
한참을 자고 일어나니 술이 좀 깬 듯 했다.

마침, 그 곳을 지나는 호랑이가 있었다.
냄새가 이상하여 돌아보니 어떤 사람이 자고 있었다.
호랑이는 참으로 잘 되었다 생각하고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
호랑이는 이 사람의 주위를 뱅뱅 돌면서 먹어 치울 것을 궁리하며 군침을 흘렸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무슨 냄새가 나는데 평소 맡아보지 못한 냄새였다.
단내도 나고 쓴내도 같고…. 호랑이가 술냄새에 망설이고 있는 순간, 술꾼은 눈을 떴다.
눈을 뜬 순간 호랑이란 놈이 입을 딱 벌리고 있지 않은가? 취중에도 정신이 번뜩 들었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생각이 났다.
호랑이의 벌린 입 위에 두 콧구멍이 크게 벌름거렸다.
술꾼은 슬쩍 허리춤에 있던 긴 담뱃대를 뺌과 동시에 호랑이의 콧구멍에 힘껏 박아버렸다.
담뱃대는 인정 사정없이 콧구멍을 뚫고 말았으니 펄펄 뛰는 호랑이….
쓰디쓴 니코친이 몽땅 묻은 쇠파이프 같은 담뱃대를 박았으니 콧구멍이 오죽 쓰렸을까? 코의 점막은 온도나 습도의 변화에 민감하여 분비물이 많다던데 미끈미끈 오죽 잘 들어갔을까? 뛰던 호랑이는 정신없이 깊은 산골짜기를 향해 달아나고 있었다.
술꾼은 떨리면서도 통쾌했다.

근동의 마을 사람들이 나무를 해가지고 산을 내려오는데 이상한 호랑이를 발견했다.
호랑이란 놈이 콧구멍에 담뱃대를 꼬나물고 뛰어가고 있지 않은가? 나뭇꾼들은
"호랑이도 담배를 피울까? 그것도 콧구멍에 담뱃대를 꼽고서." 하며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그 뒤 이 술꾼은 호랑이 잡는 술꾼으로 소문이 나돌았고 술을 먹고 늦게 귀가하는 법이 없어졌다 한다.

마을 사람들은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이란 이것을 두고 한 말이라고 후세에 전해주고 있다.
그 호랑이는 콧구멍에 담뱃대를 꽂고 슬픈 최후를 마쳤으리라.
정유재란(1597년)때 풍신수길이 조선 전선에서 출병한 모든 장병에게 전과를 확인하기 위해 적의 목 대신 부피가 작은 코를 베어 가져오도록 했다는 슬픈 역사가 갑자기 떠올라 눈물겹다.
코가 댓진으로 쓰려 죽은 호랑이, 그에게 비묘(鼻墓)라도 하나 써 줄 것을….

 

자료제공:[ 정읍의 전설 ] 김동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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