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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공주(公主)와 머슴
작성자 관리자

조선 초기에 한 공주가 있었는데 학식도 높고 미모도 출중하여 여자로서 갖추어야 할 용모와 높은 인격까지도 함께 지닌 누구나 부러워하는 임금의 딸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불행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 아름다운 공주의 몸에 알지 못하는 종기가 생긴 것이다. 여러 가지 약을 바르고 먹고 했으나 백약이 무효였다.
전국에 있는 명의(名醫)들을 불러 진찰을 계속하였으나 한결같이 놀라는 표정만 짓고 말하기를 꺼려하였다.
임금은 의원들을 모아 놓고 그 까닭과 병명을 물었으나 누가 선뜻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임금의 물음이 집요하고, 간절히 애원하자 신묘한 의술을 가졌다는 한 의원이 입을 열었다.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공주마마의 병은 천병(天病)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는 것이었다.
다른 의원들도 그제야 그 진찰이 정확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이었다.
그 때만해도 천병이라면 문둥병이라 하여 불치의 병으로 알고 있어 임금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그 후 임금은 정신을 가다듬어 의원들에게 소문이 나지 않도록 입을 다물 것을 엄격히 명령하였다.
임금은 이 사실을 중전(中殿)에게만 알리고 일절 비밀에 붙였다.
그러나 임금과 중전은 날마다 근심속에 지내야만 했다.
공주가 불치의 병을 얻었으니 마을 편할 날이 어디 있었겠는가? 전국을 수소문하여 다시 약을 쓰기 시작했으나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했으며 병은 날로 악화되어 몸의 여러 부분에 반점이 무섭게 번지고 있었다.
세월이 감에 따라 임금과 중전의 근심도 더하여 밤잠을 설치고 우울한 나날만 보내고 있었다.
이 소문이 밖에 나가면 일시에 전국에 퍼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왕실의 체통에 부끄러운 일이라하여 더욱 걱정을 큰 것이었다.
하는 수 없이 임금은 공주를 다른 곳에 살게 하는 수밖에 없다고 결정을 지었다. 밤이 깊어 임금은 공주를 불렀다.
『아가, 이 일을 어쩌면 좋으냐? 너와 나는 떨어져 살라는 인연인 모양이다. 너의 병은 고칠수가 없는 천병이다. 그러하니 네가 다른 곳에 가서 살면 어느 날인가 천지 신명도 너를 불쌍히 여겨 완쾌하게 해줄 것이다. 너를 일생 보살필 시녀와 생전 먹을 금은 보화를 줄 터이니 너무 서러워말고 이 궁전을 떠나도록 하라.』

이 말을 들은 공주는 눈물을 주체 못하고 울었다.
그러나 공주로서도 어떤 다른 방도가 없었다. 눈물을 쏟으며 날이 밝기도 전에 시녀 한 명만을 데리고 국전을 나왔다.
공주는 궁전을 빠져 나오자마자 옷을 평민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 당시 나이 16세였으니 꽃처럼 예뻤다. 몇 달을 정처없이 헤매며 세월을 보냈다.
여기가나 저기가나 정이 들지 않아 발붙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하늘을 쳐다보며 신세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너무도 기막히고 처량하여 눈물이 그칠 줄 몰랐다.
그러나 살아야한다고 몇 번이고 다짐했다.
한곳에 이르니 산 좋고 물 맑고 인심도 좋은데, 전라도 태인(泰仁)이라 하였다.
해가 저물어 하룻밤 쉴 곳을 찾고 있는데 어떤 집을 들어가니 씩씩하게 생긴 청년 한 사람이 있었다.
공주가 하룻밤 자고 갈 수 없느냐고 했더니 청년을 순순히 허락해 주는 것이었다.

이 청년은 남의 집에서 머슴살이를 하는 사람인데 주인집에서 저녁을 먹고 막 자기 집에 돌아왔을 때였다.
그런데 이상한 인연이었다.
하룻밤을 남의 집에서 자고난 공주는 마음이 그지없이 편했다.
고향을 찾아온 거처럼 모든 것이 다정해 보이고 그 청년이 마음속에 꼭 들었다.
그리하여 공주는 청년의 허락을 얻어내고 그 집에서 오래도록 함께 지내는 인연을 맺었다.
공주는 함께 왔던 시녀를 달래어 많은 돈과 금은을 주어 환궁하도록 권유했다. 금은보화를 받아든 시녀는 공주의 곁을 떠났다.
그 후 공주와 머슴은 자신들도 모르게 정이 두터워지고 있었다.
서로 끌리는 정을 견디기 어려웠다. 공주와 머슴은 곧 가까워졌다.
그러나 공주는 자기의 높았던 신분을 감쪽같이 속이고 평민으로 행세하였다.
두사람은 곧 물을 떠놓고 조촐하게나마 백년가약의 혼례식을 치었다.
그들 부부는 살아가면서도 금실이 아주 좋았으며 공주가 자기의 무서운 병을 털어놓았을 때도 남편을 놀라기는 커녕 오히려 아내를 위로해주었다.
남편을 가끔 태인 장에 나아가 반찬거리를 사오곤 했다.
하루는 찬이 떨어져 또 태인장에 나갔었다. 장을 지나다가 보니 광대들이 노래를 하며 약을 팔고 있었다.
심심풀이 겸 이 남편은 약장수 놀음을 구경하고 있었다. 노랫가락에 정신이 팔려 한참 구경을 잘하고 있는 중인데, 앉아있던 볼기 밑에서 무엇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참으로 이상하여 그 밑을 파 보았더니 큰 가물치가 수백년 묵으면 산이나 땅속에서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남편은 이를 신기하게 여겨 그 가물치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남편은 이것은 필연코 하늘이 나를 도운 것이리라 생각했다.
아내에게 자초지종을 말하고 즉시 약탕기에 불을 지펴 가물치를 달였다.
남편의 정성으로 달여진 가물치를 아내가 고맙게 받아마셨다. 며칠을 두고 었으니 가물치를 먹은 아내의 별은 날로 호전되어갔다.
한 달이 되자 그 무서운 천병은 완치가 되고 말았다. 이들 부부는 너무도 기뻐 천지신명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병마가 물러난 어느날 밤, 아내는 입을 열었다.
비오듯이 눈물을 훔치며 자기가 이 나라의 공주라는 것 알려주었다. 남편은 놀라 몸둘 바를 몰랐으나 공주는 남편이 고마워 울고만 있었다.
그 뒤 공주는 세상을 날아갈 듯 홀가분한 몸으로 남편을 데리고 3년만에 환궁(還宮)했다 한다.
공주는 살아가면서도 남편의 은공을 잊지 못하여 높은 벼슬자리에 앉히고 일생을 원앙같은 금실로 백년 해로 했다 한다.

 

자료제공:[ 정읍의 전설 ] 김동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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