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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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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의 혓바닥이 오그라지고
작성자 관리자

먼 날의 이야기다.
뙤약볕에서 밭을 갈던 소가 잠시 쉬는 동안 당산나무 아래에 있는 입석(立石)을 뿔로 받았더니 소의 몸이 점점 떨려오고 며칠 후엔 네 발이 오그라지더니 끝내는 혓바닥까지 오그라져 죽고 말았다는 전설이 있다.
그런데, 더욱 이상하고 흥미로운 것은 이 소가 죽은 후에 당산나무의 영검이 없어지고 말았다니 것이 주민들의 한결같은 이야기….

이 이야기는 정읍시 옹동면 매정리 내동(瓮東面 梅井里 內洞)부락의 전설이다. 이 마을에선 매년 당산제(堂山祭)를 지내고 있다.
옛부터 부락의 수호신(守護神)에게 연중 무병과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으니 이를 동제(洞祭) 혹은 당산나무 아래서 지낸다고 하여 당산제라 부르고 있다.
이 마을에선 매년 정월 초엿새 날 당산제를 지낸다.
당산나무 아래 입석이 하나 있는데 이 입석(立石)을 당산신(神)의 몸체로 알고 제사를 지낸다.
이 마을에서 당산제를 지낼 때에는 먼 옛날부터 내려오는 여러 가지 지켜야할 불문율(不文律)이 있다.
그 중 몇 가지만 들어보면 이러하다.

제사 음식을 장만하는 부녀자들은 제수(祭需) 만드는 동안은 무엇이고 먹어서는 아니 되며 대변을 보아서도 아니 된다.
또 입 속의 침이 튀기게 되면 더러운 것이니 말을 해서는 아니 된다.
그래서, 원래는 아예 입을 풀칠하여 백지로 봉해 버렸다하나 그게 어려워지자 마스크를 쓰고 음식을 장만하게 되어있다.

음식은 가장 정갈한 집을 택하여 한 집에서만 장만하게 되는데 우선 우물을 깨끗이 한다.
우물을 덮개로 튼튼히 덮어 제수 장만하는 집만 쓸 수 있게 한다.
더욱이 우물을 들여다보는 일은 크게 부정(不淨)을 탄다하여 금기로 되어 있다.
또한, 주민들은 초나흗날부터 초엿새날 아침까지는 돼지고기, 닭고기, 쇠고기 그리고 바닷고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고기는 먹지 않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제사를 지내기 며칠 전부터 타동네로 통하는 길에다가 줄을 쳐놓고 외부 손님의 들어옴을 막고 있으며 제사 지내기 전부터 미리 와 있던 손님은 동네 당산제가 끝난 후에 떠나도록 권고하고 있다.

초엿새날 전야(前夜)에는 간단한 제(祭)가 당산나무 아래서 행해진다.
그 때는 많은 주민들이 횃불을 들고 참여하며 짚으로 만든 당산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등에 업고 농약을 치면서 동네 가까이 있는 방죽 둑에 나란히 모셔 놓고 온다.

그 다음 날, 초엿새 날은 여러 개의 색 깃발을 만들어 수 백 척이 넘는 긴 줄에 이 깃발을 꼿고 마을 사람들이 사이사이 줄을 잡고 농악대의 뒤를 따르게 된다.
이 때, 맨 앞에는 두 사람이 서게 되는데 이들은 두 당산의 신체(神體)를 등에 업고 앞에 서게 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당산제에는 동네 주민이면 누구나 참석을 해야함은 물론 가축까지도 참석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소, 말, 염소 등을 끌고 와서 전날 밤에 모셔놓은 당산 할아버지와 할머니한테 고마움을 표시하고 집안이 무병하고 동네가 편안하게 해달라고 간절히 빈다.
그러면, 왜 짐승까지 참여를 해야하는 것일까?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만약에 짐승 한 마리라도 집에 남게 되면은 옛날 당산나무 아래서 입석 한번 받아보고 오그라져 죽던 어느 소처럼― 그 짐승은 발과 혀가 오그라져 죽고 만다는 전설을 믿기 때문이다.

또, 흥미로운 일은, 당산제를 지내는 날 밤, 사람과 가축까지 다나와서 제사에 참석하면 도둑놈들은 그 때를 놓치지 않으려고 집집마다 설치고 돌아다니며 재미를 볼 터인데 어찌 될 것인가? 이것은 걱정할 것이 못된다 한다.
도둑놈이 들어와 아무리 좋은 보물단지를 들고 도망치려 해도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고 한다.
어떤 힘센 도둑놈이 들어와도 제자리걸음만 하다가 훔친 물건을 놓고서야 도망칠 수 있다고 한다.
옛날에 한 도둑이 들어와 징을 훔쳤는데 아무리 도망하려해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제자리걸음만 되어 어쩔 줄을 몰랐는데 징을 땅에 놓고 걸어 보니 그때야 정상으로 걸어져 결국 아무 것도 훔치지 못하고 도망만 했다는 전설이 이어오고 있다.

인간은 잊기 쉬운 동물일까?
소가 여름내 땀흘려 농사를 지어 주면 그 소를 인간은 잡아먹는다.
그 은혜를 잠시 헤아려 보면 부끄러움이 찾아 든다.
다시 생각해 봐도 비정(非情)이랄 수밖에….
이런 소를 입석(立石) 한번 받았다 하여 소를 죽게 한 당산신(神)의 무정(無情) 또한 야박하다 할까?

 

자료제공:[ 정읍의 전설 ] 김동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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