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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 문화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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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무지개수(水)
작성자 관리자

정읍(井邑)에 수 십 년을 산 사람도 무지개수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산은 사람의 신체와 같고 물은 사람의 혈맥과 같다고 한다.
그래서, 산은 그대로 물은 물대로 따로 있는 것처럼 보이면 좋은 물은 못된다 한다.
그러니 남녀상배(男女相配)하고 음양상보(陰陽相補)하는 천리에 따라 상생(相生)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지개수(水)…
정읍시(井邑市) 정읍동초등학교 사거리에서 북면 가는 길, 큰 몰고개를 넘어서면 오른 편 마을이 구룡동(九龍洞)이다.
그러니까, 큰 몰고개에서 동편으로 약 400m, 작은 몰고개에서 약 200m정도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물이다.
물위로는 산이 빙 둘러 있고 산밑은 밭인데, 그 아래 소나무, 대나무, 철쭉이 칙칙하게 들어선 곳이다.

멀리서 우물의 위치를 보면 산이 완만하게 울타리를 해주고 있으며 물이 솟는 곳은 오목하게 되어 어머니의 품속처럼 평온한 느낌을 준다.
바로 우물 옆에 집 한 채가 있는데 어떤 한 노인이 살고 있다 한다.
필자도 그 노인을 만나려고 수차 이 우물을 찾았지만 만날 수가 없었다.
언제부터 이 곳에 솟는 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수십 년 이 물을 애용한 사람이 많이 있다.
지금은 플라스틱 파이프를 땅속에 박아 놓아 거기서 물이 흘러나오고 있는데 그야말로 청강수(淸江水)다.

산은 작은데 어디서 흘러나오는지 금방 한 통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일년 내내 마르지 않는다.
금년 봄(1991년 6월)에 사십 여 일의 가뭄이 있었기에 그 우물을 찾았더니 역시 물의 흐르는 양이 약간 줄었을 뿐 그대로 맑은 물이 졸졸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 물의 가장 좋은 점은 물이 고여 있지 않고 흘러내리는 물이라는 점이다.
물이 파이프를 타고 흘러서 밑에 연못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물이 좋을 수밖에 없다.
고여있는 물은 썩고 마는 것이 천리다.
막히면 죽고 고이면 썩는다 했지 않았던가? 물이나 길이나 다 흐름으로 볼 수 있다.
땅에도 숨길이 있어야 순환이 이루어져 건강을 유지하는 법이다.

필자가 그 물을 찾아보고 사연을 알기 위하여 여러번 들렀을 때 작은 몰고개에서 쉬고 있는 구십 넘은 할머니 한 분을 만났다.
그 할머니에게 그 물의 역사를 좀 물었더니 웃으며 소상히 알려주었다.
그 분이 칠팔 세 소녀 시절엔 지금의 우물 자리는 큰 연못이었다 한다.
연못의 물도 맑고 깊었으며 주위 경관도 지금과는 비교될 수 없이 아름다운 산 속이었다 한다.
그런데,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이 연못에 무지개가 가끔 서있는데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어 친구들과 더불어 무지개 구경을 여러번 했노라고 말한다.
이상하게도 무지개가 떴다하면 그 연못에 무지개가 드리워져 있었단다.
지금의 충렬사(忠烈祠) 자리에서 무지개가 하도 아름다워 무지개를 따라 와보면 이 연못 한 가운데에 무지개를 탁 박았는데 아이들이 환호성을 올리며 구경하곤 했다 한다.
그래서, 그 연못을 무지개 연못이라고 부르기도 했다는 것이다.
무지개 뜨던 언덕, 무지개 드리워진 연못, 참으로 듣기만 해도 아름답고 가슴 설레는 낭만이다. 옛부터도 무지개는 아름답고 고상한 꿈의 상징이기도 했고, 어린이 색동저고리는 무지개빛을 상징했다. 무지개는 신이 하늘에서 지상으로 왕래할 때 다니는 다리가 된다.
그렇다면 무지개는 하늘과 땅을 잇는 다리가 된다.
다리는 생명을 잇는 다리이며 하늘과 땅의 왕래와 대화의 통로가 된다.

이렇거늘 무지개 뜨던 물이 얼마나 곱고 상서로운가? 필자는 이물을 '무지개 수(水)'라 명명(命名)했다.
이른 새벽이면 요즈음도 물을 길어 가기 위해 무지개수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한 주민의 이야기를 빌리면 이 물을 십여 년 먹었더니 식구들이 모두 건강해졌다고 한다.
정읍에 살다가 서울로 이사간 어떤 사람은 차를 몰고 친척집을 찾기 위해 정읍에 들리면 이 무지개수를 여러 통을 받아 차에 싣고 간다는 것이다.
또 어떤 주민은 이 물을 검사해 보았더니 근방에서 가장 오염되지 않은 좋은 물이라고 귀뜸해 주기도 했다.
무지개 뜨던 물이었으니 오죽 좋을 것인가?
무지개는 무사를 알리는 길조다.
서낭당에서 무지개를 보고 있는 아름다운 소녀의 뒷모습쯤은 어찌 한 폭의 그림이 아니겠는가?
흔히 '울 엄니 품속처럼 좋은 땅에'라는 말을 무가(巫歌)에서 들을 수 있다.
그렇게, 어머니 품속과 같은 안온한 느낌을 주는 땅, 귀인(貴人)이 보배를 품고 편안하게 휴식함과 같은 땅에서 솟아 나오는 그 무지개수는 오늘도 끊임없이 흘러내리고 있다.
겨울 무지개가 그리도 아름답다는데 필자는 지금까지 한번도 보질 못했다.
꿈에 무지개만 봐도 재수가 있고, 죽던 날 근방에 무지개가 뜨면 그 사람은 꼭 극락행이라 하지 않았던가?
무지개수를 찾아 물을 마시고 있노라니 산은 적적하고 산새의 울음도 끊겼는데 호수(湖水)와 같은 그리움으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의 멜로디가 산을 흐르는 듯하다.

 

자료제공:[ 정읍의 전설 ] 김동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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