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포털

저자 : 길리언 플린
출판사 : 푸른숲
출판년도 : 2013

위치 : 정읍시립중앙도서관 2층 종합자료실 843-플239ㄴ
등록번호 : EM147752

... 뉴스는 실종된 여자의 남편인 닉 던이 장인 옆에서 팔짱을 낀 채 아내의 부모가 우는 동안 멍한 눈과 거의 지루해 보이는 표정을 하고 뻣뻣하게 서 있는 모습을 보여 줄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내 차가운 눈초리와 거만하고 얼간이 같은 얼굴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내가 나쁜 놈이 아니라 좋은 사람임을 상기시키기 위한 나의 오랜 습관이 발휘될 것이다.  그것은 그렇게, 난데없이, 장인이 딸이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동안 불쑥 튀어나왔다. 나의 죽여주는 미소가...

... 그러므로 그것은 끝나야 했다. 닉에게 헌신하고 그와 함께 안정감을 느끼고 그와 함께 행복해하면서 나는 '진짜 에이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훨씬 더 나은 여자고, '쿨한 에이미'보다 더 흥미롭고 복잡하고 도전적이었다. 그럼에도 닉은 '쿨한 에이미'를 원했다. 상상할 수 있는가? 마침내 당신의 진실한 자아를 당신의 배우자이자 소울메이트에게 보여줬더니 그가 당신을 싫어한다. 그렇게 처음으로 증오가 싹텄다. 나는 이 문제를 아주 오래 생각했다. 나는 그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아내가 사라졌다, 결혼 5주년 아침에.
보물찾기 하듯 수수께끼같은 메모들만 남기고  "나를 찾아" 달라 한다. 

닉 - 평생을 폭력적인 아버지에게서 멀어지는데만 사력을 다해 살아온 닉.
유머있고 쾌활하며 다정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며 살아온 그는 이제 자신의 진짜 얼굴을 모른다. 하지만 문득문득 치솟는 자신 안의 아버지를 볼 땐 소스라치게 놀란다. 아버지는 안된다, 그는 안된다.

에이미 - 부모님은 에이미 자신의 어린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책 속의 예쁘고 착하고 똑똑하고 무엇이든 최고인 '어메이징 에이미'은 현실속에서도 어메이징 에이미여야만 한다. 관심도 사랑도 공부도 에이미는 남보다 튀어야 한다. 누구든 내 어떤 모습도 사랑해줘야 한다. 나는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니까. 그렇지 못한다면....?

600페이지가 넘는 긴 글은 이 책을 읽어내는데 어떤 장애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읽어야할 페이지 줄어든다는 게 아쉬울 정도다. 마지막 한장을 남기기까지 끝을 예측할 수 없다. 
이처럼 잔인하고 두려운 소설을 또 접할 수 있을까. 하지만 우리는 모두 조금쯤 닉이고 에이미이다. 그래서 더 무섭고 섬찟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