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

당초 하동 쌍계사에서 제작하고 봉안하였던 최치원 초상화가 순천 낙안 최항대의 집에 있는 사당으로 옮겨졌다가 최씨 문중들의 요청으로 1784년(정조8) 정읍 무성서원으로 다시 옮겨졌다.
이 초상화를 바탕으로 1831년에 이모(移摹)하였으며, 이 작품을 1924년에 다시 이모하였다.

먼저 1831년에 그린 초상화는 비단 위에 채색을 하였다. 크기는 가로 76.5cm, 세로 117.8cm이다. 산수 배경이 없으며 문방구가 놓인 탁자나 붓 등 각종 경물(景物)이 없이 빈 벽을 배경으로 하였다. 의자에 결가부좌하고 있으며 양손에 흰 털이 풍성한 불자(拂子)를 들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화면 왼쪽을 응시하고 있으며 관모를 쓴 타원형의 긴 얼굴에 이목구비가 뚜렷하다.
의자의 다리는 앞쪽 다리가 짧고 뒤쪽 다리가 길어 원근법을 적용하지 않았고, 사물을 중복적으로 그린 점 등에서 18세기 말 유행했던 진영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다음으로 1831년 초상화를 석지 채용신(蔡龍臣, 1850~1941)이 1924년에 이모한 작품이다. 비단 위에 채색하였으며 크기는 가로 72.5cm, 세로 120cm이다. 1831년 작품과 거의 흡사하나 의자 다리의 길이를 달리하여 원근법을 적용하였으며 의자 아래에 돗자리를 깔아 멋을 내었다.
영정 뒷면에 ‘~甲子十月上澣從二品蔡石芝八十翁移摹寫~(갑자시월상한 종이품 채석지가 이모하다~)’라고 쓰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