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강공忠剛公 김제민金齊閔(1527~1599)은 정읍 덕천면 도계리 출신으로 본관은 의성義城이고 호는 오봉 鰲峰 이며 시호는 충강忠剛 이다. 일재一齋이항李恒 선생 문하로 선조 6년(1573, 47세)에 문과에 급제하였다. 전라도도사全羅道都事, 좌승지左承旨등 여러 관직을 역임한 후 향리에 칩거한여 후학을 양성하는 일에 전념하였다.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의병을 모집하여 웅치전투와 직산전투에 참전하여공을 세웠다. 1854년(철종5)에 충장공의 시호를 받았으며, 훗날 김천일, 고경명장군과 함께 호남 3대 의병장으로 추앙을 받고 있다. 정읍 남고서원과 도계서원에 배향되어 있다.
도계서원道溪書院은 조선 현종 14년(1673)에 유림들의 발의로 세워 이희맹李希孟, 김제민金齊閔, 최안崔安, 김지수金地粹등의위패를 모시고 제사 지내던 곳이다. 이후 숙종 23년(1697년)에 김제안金齊顔을 , 헌종 6년(1840년)에 김흔金昕의 위패를 추가로 모셨다. 고종 5년(1868) 서원철폐령에 따라 헐렸는데, 1962년 다시 세워 김섬金暹, 김습金習의 위패를 추가로 모셨다. 이와같이 시간이 흐르면서 김제민을 중심으로 의성 김씨의 후손들을 모시는 사당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79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오봉선생집鰲峯先生集』은 1695년(숙종21) 김제민의 증손 김도기金道器가 편집ㆍ간행한 김제민 선생의 문집으로 도계서원에 목판이 보관되어 있다. 고서古書의 판본版本에는 필사본筆寫本, 목판본木版本 , 목활자본木活字本, 금속활자본金屬活字本등이 있다. 이 중에 오봉선생집은 목판본으로 나무 판에 판각을 하여 등사한 옛 책이다. 나무판에 글을 새겨 여기에 먹을 바르고 종이를 얹어 찍어내는 방법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목판 인쇄물은 경주 불국사의 석가탑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국보 제126호)으로 751년 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목판 인쇄술은 금속활자와 함께 이전의 지식 전달 방법인 필사(베껴 쓰는) 방식과 달리, 원하는 만큼 만들어냄으로서 지식의 광범위한 전파에 기여하게 된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성리학에 입각한 도덕적 질서 구현을 지향하는 시대적인 배경과 사림의 학파형성에 따라 경전과 문집의 발간이 성행하였다.
이시의 원 제목은 《內藏山遊賞楓葉次尹敬差官覃休伯亭韻》 으로 윤경차관이 지은 <覃休伯亭>이라는 시에서 次韻하여 지은 내장산 단풍 구경' 이다.
行行山路轉無窮 가도 가도 끝이 없고 다함이 없는 길
一夜新霜萬木紅 밤새 서리에 나무 나무 단풍이 물들었네
蕭寺客秋驚忽起 쓸쓸한 절간, 나그네 몸 홀연 놀라 일으키니
數聲胡雁帶西風 몇 줄기 기러기 소리는 가을 바람을 띄고 가네
* 내장산 경내에 구비 구비 뻗어나간 단풍 터널은 끝없이 펼쳐진다.
* 상엽霜葉은 서리 맞아 선연하고 투명한 늦가을의 단풍이다.
* 고적한 절간에 머무는 나그네를 자신의 분신으로 들이민다.
* 스산한 가을 하늘을 쓸쓸히 나는 기러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오봉 선생 생존 당시인 16세기에도 내장산 단풍은 몹시 아름다웠던 모양이다. 오봉집에 실린 수십여 편의 한시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오봉 선생은 詩文에도 탁월한 솜씨를 보인 이른바 文武兼全의 충절이다.
목판의 형태는 광곽의 종류, 광곽의 크기, 계선, 어미 등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형태에 대한분석을 통하여 책의 형태와 당시 출판과 인쇄문화를 엿볼 수 있다. 본 유물의 광곽은 네 변을 두 줄로 구획하였으며(四周雙邊), 어미는 안쪽으로 향한 3엽의 꽃무늬(內向3葉花紋魚尾)의 속성을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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