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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낚싯대를 부러뜨리고
작성자 관리자

조선 때 정읍시 칠보면 시산리 삼리(七寶面 詩山里 三里)부락에 권임성(權任聖)이라 하는 분이 살았다.
그 분은 지금도 삼리(三里)에 살고 있는 권오중(權五重)씨의 십대조(十代祖)가 되는 분인데 평소 인성이 맑고 학덕도 높아 타인의 존경을 받고 있는 분이었다.
게다가 양반으로서의 인격도 갖추었을 뿐만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충분한 여유가 있는 가정이었다.
그런데, 권임성씨에게는 한 가지 근심이 있었다.
그것은, 아들이 공부를 안하는 것이었다.
공부에 전혀 뜻을 두지 아니하고 날마다 산으로 들로 놀러만 다니는 아들을 두었던 것이다.
아들의 이름은 권덕재(權德載)였다.
정읍시 옹동면 상산리 지장동(瓮東面 象山里 智藏洞)에서 (顯宗 辛亥生) 권임성씨의 삼남(三男)으로 태어났다.
자(字)는 경흥(敬興)이요 호를 죽헌(竹軒)이라 했다.
죽헌은 어려서부터 놀기를 좋아하고 학문에 뜻이 없었다.
청년이 되었을 때도 산으로 바다로 쏘다니는 버릇만 있었지 차분한 마음으로 학문을 해볼 생각은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양반의 행세를 하고 사는 그의 부모의 마음은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어떻게 하면 글을 읽혀 인격을 갖춘 훌륭한 인간을 만들어 줄 것인가 하는 걱정으로 온 집안은 침울한 분위기였다.

청년이 된 죽헌은 날마다 칠보 피등머리에서 낚시질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부친 권임성씨는 한 꾀를 생각해 냈다.
태인(泰仁) 향교(鄕校)에 들러 심부름하는 아이에게
『이 편지를 들고 지금 즉시 칠보 피등머리로 가거라. 거기에 가면은 냇가에서 한 청년이 낚시질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 청년에게 접근하여 쉬어 가는 척하다가 우연한 가운데 말을 붙여 이 편지를 꺼내 보이도록 하라. 편지를 보이면서, 누구한테 가는 편지인지 또 어디로 가는 편지인지를 물어 보아라. 그렇게 물어보면 이 청년은 무식하기 때문에 모른다고 할 것이다. 그러면, 그 청년을 불러 놓고 '야, 이 놈아, 양반 놈의 자식이 그것도 몰라. 거, 뉘 놈의 자식인지 천하에 무식한 놈이구나'하고서 마구 도망쳐 오너라.』 하는 것이었다.
아이는 편지를 들고 피등머리로 찾아갔다.
과연 어떤 청년이 낚시질을 하며 휘파람을 불고 있는데 기골이 장대하고 인물이 훤칠했다.
아이는 그 청년에게 다가가서 말을 붙이고 쉬고 있었다.
청년은 아이에게 어디 사는 누구인데 여기에 왔느냐고 물었다.
아이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말하면서, 지나는 길손인데 낚시질하는 걸 보면서 쉬고 싶어 왔노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참 후, 두 사람 사이에 많은 대화가 이뤄졌을 때 아이는 슬그머니 편지를 꺼내 청년에게 보이면서 어디로 가는 무슨 편지인가를 물어 보았다.
청년은 편지 봉투를 이리저리 쳐다보더니 고개만 갸웃둥 하고서 말없이 편지를 돌려주는 것이었다. 아이는 다시 다그쳐 물었다.
청년은 성을 내면서 '야, 이놈아 다른 곳에 가서 물어 봐' 하고서 낚시질에만 정신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아이는 이 때다 생각이 되어 슬슬 걸어오다가 청년과의 거리가 상당히 멀어졌을 때
『야, 이 놈아, 양반 놈의 자식이 그것도 몰라. 거, 뉘 놈의 자식인지 천하에 무식한 놈이구나. 에이, 무식한 놈.』 하고서 마구 도망치고 말았다.

청년은 이 소리를 듣자 분함을 참지 못하여 아이를 뒤쫓았으나 잡을 수가 없었다.
억울하고 분통이 터져 견딜 수가 없었다.
조그만한 아이에게 봉변당한 것이 더욱 분했다.
청년은 그 자리에서 낚싯대를 부러뜨리고 낚시바구니를 부셔 버렸다.
그리고, 절대로 낚시질 같은 한가한 짓은 안하기로 결심했다.
이런 일이 있은 후, 그 이튿날부터 청년 죽헌(竹軒)은 공부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누가 뭐래도 한 번 공부하기로 결심한 그의 마음은 흔들리질 않았다.
오직 학문만이 나아갈 길이요 살길이라고 마음을 더욱 굳혔던 것이다.
결국 죽헌은 학문에 정신일도(精神一到)하여 학문도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이루었으며, 숙종때 전남 통천(通川) 군수 등 네 군데의 군수를 지냈다.
또한 죽헌은 부친인 권임성(權任聖)씨를 승지(承旨)에까지 오르도록 배후에서 큰 힘으로 견인차(牽引車) 역할을 했다 한다.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천륜(天倫)이라 했을까? 공부한번 해 보기로 용단을 내린 죽헌의 결단성에 찬사를 보내지만 그를 그토록 만들어준 아버지의 뛰어난 지혜가 인간 세상에서 본 받을 만하다.

 

자료제공:[ 정읍의 전설 ] 김동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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