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읍시 문화관광

정읍관광

|정읍관광|전통문화|전설/설화

전설/설화

로딩중입니다...
제목 보림사(寶林寺)의 물소리
작성자 관리자

정읍시 칠보산(七寶山) 중턱에 아담한 보림사(寶林寺)라는 절이 있다.
원래는 일제(一齊) 이항(李恒)의 서재로 창건되었다 한다.
이 서재에는 '一'자의 액자를 붙여 놓았기 때문에 세인들이 이 서재를 일제라 부른데서 이항의 호가 일제가 되고 말았다 한다.
그러나, 보림사라 부르게 된 것은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서재 이전에 보림사가 먼저 있었다는 설도 있다.
조선 명종 때 이 보림사엔 세 명의 힘센 장사가 머물고 있었다.
그런데, 이 세 사람들은 서로들 자기가 으뜸가는 장사라고 은근히 자랑하고 있었다.
그럼 이들은 왜 이렇게 힘센 장사들이 되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물의 힘이었다.
신비하고 경이로운 좋은 물을 마시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세 사람은 서로들 몰래 이 신비의 물을 마시고 있었다.
세 사람은 서로 자기들만이 이 물의 신비를 알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이 물이 보림사에 있는 장사천(壯士泉)의 물이다. 이 물은 아무나 마실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큰 바위를 들고 그 밑에서 나오는 물을 떠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 장사천을 덮고 있는 바위(세로 : 9尺 가로 : 8尺 두께 : 2尺)는 너무 크기 때문에 엄청난 장사가 아니고선 그 바위를 떠들고 물을 뜰 수가 없었다.
만약 바위를 치워버린다면 물의 신통력을 잃어버린다는 물이었다.
그래서 물을 뜨고선 꼭 바위를 다시 덮어놓아야 했다.
한동안 이 세 사람은 서로 자기들만이 이 물을 마시는 줄 알고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틈을 타서 물을 마시곤 했다한다.
열자 깊이의 물은 백자 높이의 산보다 값있다(一丈之水勝比十丈之山)는 말이 이런 걸 두고 한 말인가? 수년을 두고 비밀리에 물을 마시고 힘을 저축하던 그 사람들, 공교롭게도 서로 밤중에 이 물을 마시러 갔는데 세 사람이 한 자리에서 만나고 말았다.
서로의 비밀은 백일하에 탄로나고 만 셈이다. 세 사람들은 서로 웃으며 물을 마시고 헤어졌다.

그 후 며칠후 세 사람은 힘을 자랑하고 있었다.
어차피 우리의 힘기르는 방법이 탄로 났으니 누가 더 힘이 센가를 판가름하자는 것이었다.
경기 방법은 바위를 드는 방법이었다. 큰 바위 하나를 놓고 머리 위까지 올리는 것이었다.
세 사람이 다같이 큰 바위를 머리 위까지 간단히 올리고서 술잔을 돌렸다. 누가 양보하려는 눈치는 좀처럼 보이질 않았다.
그 세 사람을 밝혀 두면, 백담화상(白潭和尙), 이항(李恒), 허처사(許處士)였다.
이들은 다른 경기 방법으로 우열을 가리기로 약속했다.
그 방법은 멀리뛰기였다. 칠보산에서도 가장 높은 용추봉(용쏘봉)(용쏘봉은 용이 구름을 타고 오르다가 떨어져서 물로 소(沼)를 이루었다하여 용쏘봉이라 했는데 지금도 그곳엔 소가 되었던 흔적 을 찾아 볼 수 있다.)에서 멀리 뛰기를 하자는 것이었다.
드디어 경기는 시작되었다.
백담화상은 용추봉에서 보림사까지(1.2km) 뛴다음 즉시 보림사에서 용추봉까지 다시 뛰어 왕복(2.4km)을 뛰었고, 이항은 현 남고서원까지(2km) 뛰었고, 허처사는 보림사 앞 골짜기, 즉 지금의 처사골까지(1.5km)를 뛰었다.

우열은 가려지고 말았다.
그들은 다시 술자리를 마련하여 웃으며 물이야기 힘이야기를 계속했다.
그후 백담화상 앞에선 이항과 허처사는 힘자랑을 못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싱그러운 풀냄새, 흙냄새, 의연한 산의 자태와 산골, 옛 고향 마을을 떠올리면 유장한 물흐름이 있기에 마음부터 맑아진다.
현대 문명은 물의 오염을 가져다주었다. 자연환경이 인간 생활에 미치는 생각에 있어서는 동서고금을 통하여 이론이 없다.
정도의 차이야 있겠지만 문명이 이렇게 발달한 현실에도 그 본질에는 차이가 없다.
필자는 전설을 수집하기 위하여 보림사를 찾았다.
그 날(1991년 6월 6일)은 날씨마저 유난히 맑았다.
정읍동초등학교 앞에서 버스를 타고 20여분 가자 북면 보림리에 도착되었는데 보림리 입점(笠店)부락이 버스 종점이었다.
버스 종점에서 칠보산을 바라보며 20여분간 걸어오르니 보림사에 닿을 수 있었다.
입점에서 보림사까지의 경관이 숲으로 덮여 있어서 퍽 아름답게 보였다.
보림사에 도착하자니 스님 세 분이 나와서 반가이 맞아주었다.
칠보산이 빙 둘러 내린 산자락에 아담하게 자리 잡은 보림사, 속세에 찌든 중생이면 누구나 조용히 쉬어 가고 싶은 그런 조그마한 사찰이었다.

절 마당 가까이 큰 감나무들이 운치있게 늘어서 있고 벚꽃나무들이 미려한 자태를 드러내 시원한 느낌이었다.
그 중에서도 산수유나무 하나가 절마당에 보기 좋게 자리하고 있는데 일품이라 할만하였다.
주지(住持)는 비구니(比丘尼)로 지성(志成)스님이라 하는 분인데 보림사에 오신지 3년이라 했다.
불심(佛心)으로 다저진 얼굴이 더욱 청정하게 보였으며 자상함과 온후함이 손님의 마음을 편안하게 끌었다.
스님과 오랫동안 이야길 하는 동안 보림사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 수 있었고 더 큰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스님의 말씀을 들으면 보림사는 역시 물이 가장 좋다고 말씀하셨다. 현재, 산 중턱에서 파이프를 묻어 절마당까지 물을 끌어들여 사용하고 있었다.
작년 어느 날이었다.
어느 중년 부부가 절에 늦게 도착했다.
날이 저물어서 밤길을 갈 수도 없고 교통편이 워낙 나빠 절에서 하룻밤 머물지 않으면 아니 될 형편이었다. 절간에서 부부를 한 방에 재우는 일은 금기로 되어있으나 방이 부족했다.
스님은 하룻밤 쉬어갈 것을 쾌히 승낙하고 법당 옆에 딸린 조그마한 방에서 쉴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

그 이튿날 , 날이 밝자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새벽에 일어나 물을 받는데 평소 그렇게 맑았던 물이 뜨물처럼 부옇게 되어 쏟아졌다.
주지 스님은 깜짝 놀랐다. 이게 웬일인가? 어제밤 재웠던 부부가 생각났다.
부정(不淨)한 사람이 절에 들어 부처님의 감응이 이에 미쳐 물이 이러함을 금방 감지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일은 부정한 사람이 머물고 가면은 가끔 있었다 한다.
특히 절에 큰 행사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갈 때 그중 부정한 사람이 끼어 있었을 땐 이렇게 물의 신이(神異)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참으로 이상하고 신비로운 일이 아닐 수 없는 일이다.
장사천의 물줄기가 원래 맑고 깨끗한지라 부정이 닿으면 화를 내는 것일까? 다 부처님의 영험하신 감응이 미쳐 이뤄지는 조화(造化)라 믿을 수밖에 없다.
필자가 보림사를 빠져 나오고 있을 무렵, 장사천이 듣고, 산새들만이 함께 듣는 보림사의 저녁 종소리가 그 아름다운 물소리와 함께 칠보산 용추봉 골짜기에 불심(佛心)으로 퍼지고 있었다.

 

자료제공:[ 정읍의 전설 ] 김동필

목록

  • 관리부서문화예술과/문화예술팀
  • 연락처063-539-5171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